창업 초기의 알라미 팀은 미션과 비전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아마도 경험 부족 때문이었겠지만, 관련한 수많은 글을 읽고 여러 사람과 논의를 했음에도 미션과 비전이 왜 중요한지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제품 시장 적합성(Product Market Fit)을 찾는 데 바쁜 스타트업에게 미션과 비전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미션과 비전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데,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작 단계에서 이를 정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일까요? 린 스타트업 방식에는 이런 개념이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다른 기업들은 왜 이것을 정립하는 걸까요?
주변 많은 사람들이 미션과 비전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설명은 추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의사결정에 도움이 된다" 또는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와 같은 말들은 마치 학교 조회 시간의 교장선생님 훈화처럼 모호하게 들렸죠.
당시 우리는 "정말 미션이 필요한가? 그렇다면 어떤 미션과 비전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Alarmy는 처음부터 명확한 미션이나 비전 없이 시작되었습니다. 세상의 아침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아닌, 개인 개발자가 더 잘 일어나기 위해 만든 개인적인 사이드 프로젝트가 점차 사업으로 성장한 것이었습니다.
초기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자들의 기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고, "이 앱이 내 인생을 바꾸었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큰 격려를 받아 제품을 개선해 나갔습니다. 수익과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우리 서비스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어떤 기능을 개발해야 할지, 누구를 타겟으로 삼아야 할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팀원들 사이에서 제품의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생기면서 의견 조율이 어려워졌습니다.
생각해보면 Alarmy는 늘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려 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용자들이 만족했고 회사도 성장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알람의 본질은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간에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깨우는 것이 우리 앱이 제공하는 핵심 가치였습니다.
"Wake people up, fully and completely" (사람들을 완전히 확실하게 깨우자)
이 미션이 명확해지면서 제품의 방향성이 선명해졌고, 팀원들도 제품의 본질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 줄어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알람 앱들이 제공하는 스톱워치나 타이머 기능을 추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확실히 깨운다"는 방향성과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미션이 제품의 본질을 정의하고, 핵심적인 목표에 집중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Alarmy에게 이 미션은 사람들을 완벽하게 깨우는 것입니다.
미션이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라면, 비전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입니다. 이는 10년 후 Alarmy의 모습을 그려주며, 우리가 어느 지점을 바라보며 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역사적으로 "알람"은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였습니다. 과거에는 닭의 울음소리에서 시작해서, 기술의 발전과 함께 알람 시계, 그리고 스마트폰에서의 알람 앱이라는 형태로 그 모습은 바뀌었지만 역할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알람의 목적은 단순히 깨어날 시간을 알려주는 것에 그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Alarmy 이전의 대부분의 알람 앱들은 단순히 정해진 시간에 울리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하지만 Alarmy는 단순히 알람이 정해진 시간에 울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도록 돕는 것’으로 그 책임 범위를 확장했습니다. 미묘한 차이지만 이로 인해 제품 방향성은 큰 차이가 생깁니다. 정해진 시간에 사람들을 확실하게 깨우기 위해 만들어진 여러 가지 기상 미션들,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드는 걸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시 잠들기 방지’, ‘전원 끄기 방지’ 같은 Alarmy의 기능들은 단순히 ‘정해진 시간에 울린다’ 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도록 한다’ 는 확장된 책임 범위를 고려해서 만들어진 기능입니다.
그렇다면 Alarmy가 다음으로 바꾸려고 하는 알람의 패러다임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알람의 역할이 단순히 사람들을 깨우는 것을 넘어서 성공적인 아침을 시작하도록 돕는 것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Alarmy를 사용하는 것은 사용자들이 완벽하게 깨어나 하루를 잘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해야 합니다. 이러한 생각에서 우리의 비전이 탄생했습니다:
“Make people’s morning successful” (모든 사람의 아침을 성공적으로 만들자)
성공적인 아침이란 무엇일까요? 잘 자고,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며, 상쾌한 기분으로 깨어나고, 선호하는 모닝 루틴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아침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성공적인 아침을 만든다는 Alarmy의 비전은 자연스럽게 알람의 책임 범위를 확장시킵니다. 기존의 알람은 제 시간에 기상하도록 하는 것 까지만 책임졌다면, Alarmy는 잠들기 전 저녁 시간부터 잠에서 깬 후의 아침 시간까지 훨씬 넓은 범위를 책임지며 이 과정에서의 사용자 경험 전반을 챙겨야 합니다. 이렇게 확장된 책임은 Alarmy와 전통적인 알람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를 만들어닙니다. 이 때문에 Alarmy는 단순한 유틸리티가 아니라 웰니스 카테고리의 제품으로 포지셔닝 되는 것이죠.
이처럼 알람을 성공적인 하루의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웰니스 서비스로 재정의함으로써, 우리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는 "제로 투 원(Zero to One)"의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알람은 전세계 누구에게나 필요한 도구입니다. 매일 아침 사람들은 일, 학업, 자기계발 등을 위해 일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매번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으며, 의도하지 않은 늦잠을 자면 아침 뿐 아니라 하루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사람들이 제시간에 아침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Alarmy는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에 깨어나고 성공적으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작은 변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람들의 기상 방식을 바꾸는 것은 그들의 하루, 한 주, 한 달,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삶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2024년 12월 기준, Alarmy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100만 개 이상의 리뷰를 받으면서도 4.8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유지하며 진심 어린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세상에 작지만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매일 전 세계 사람들의 성공적인 아침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고, 그럼으로써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깨우고 모든 이에게 성공적인 아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렇게 단순해 보이는 미션과 비전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미션과 비전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은 그럴듯하고 멋진 문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의 진정한 의미와 목표에 대해 팀원들과 깊이 있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강조한 "10년 후에도 가치 있을 것에 베팅하라"는 말에서 영감을 받아 Alarmy를 되돌아보았습니다.
10년 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깨어나야 하고, 알람은 필요할 것이며, 사람들은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 성공적인 아침을 보내길 원할 것입니다.
우리는 알람을 "성공적인 하루의 시작을 돕는 웰니스 서비스"로 재정의하여, 10년 후에는 사람들이 성공적인 아침을 기대하며 알람을 설정하게 되기를 목표로 합니다.